경상도

박경리 토지길을 따라 최참판댁으로..

트렉매니아 2017. 3. 20. 10:32

날짜: 2017/3/19(맑음)

지나온 길: 악양면 취간림~조씨고택~입석마을~최참판댁(6.5km, 2:20)


전 국민이 알고 있을 법한 박경리 작가의 ‘토지’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를 주 무대로 펼쳐지는 대하소설이다.

작가가 1969년부터 집필한 소설은 무려 2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1897년(동학) 추석에 시작되어 1945년 광복까지의 시간을 이어가는 작품은 한반도를 벗어나 일본과 러시아를 넘나드는 지역을 배경으로 삼는 세기의 작품이다.

주인공 서희와 길상의 어린 시절의 배경이 되는 영남의 대지주 최참판댁은 섬진강이 감싸는 하동 평사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며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만들어진 최참판댁과 주변 마을은 2002년 완성되었다.

대지주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친 비극적 사건을 다루면서 개인사와 가족사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 풍속, 사회사를 모두 담았다.

느림의 미학이 살아 꿈틀대는 악양면은 2009년 이탈리아 슬로시티 국제조정이사회에서 국내 5번째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악양면(岳陽面)의 명칭은 신라 경덕왕 16년(757) 때의 악양현(嶽陽縣)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악양면에 있는 하천이므로 악양천이라 하였다. 악양면은 본디 신라 경덕왕 때 소다사현(小多沙縣)이었다. 우리말에서 어린아이를 ‘아가’ 또는 악아[岳兒]로 쓰기에 악양의 ‘악(岳)’은 ‘작다’라는 뜻이므로 소다사(小多沙)의 ‘소(小)’에 해당하고, 볕을 뜻하는 양(陽)은 ‘따사롭다’에서 접미사 ‘롭다’를 뺀 ‘다사’가 되므로 악양은 곧 ‘소다사’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악양면은 중국에 있는 웨양[岳陽]과 이름이 같으며 동정호, 악양루 등의 이름도 웨양에 있는 이름을 차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토지길 1코스는 총 10km이지만 많은 부분이 악양벌판 길을 걸어야 하기에 가장 걷기 좋은 악양면 공설운동장 입구에서 최참판댁까지 약 6km를 걷는다.


시작 지점인 취간림에 도착했다.


취간림은...

고려 말 녹사 한유한 선생이 악양현 외둔마을에 낙향하여 안착하자, 선생의 인품과 학덕이 인근에 널리 알려져 가르침을 받고자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침내 서당을 열고 후학 양성에 정진하였다.

훗날 선생을 기리고 추모하는 인사들이 모이자 충천인 노영수가 외둔 정호재에서 여러 선비들의 뜻을 모아 동정호반에 선생을 기리는 모한정을 건립하려 했었으나 여의치 않자 1931년 악양천변 섬등에 모한정을 건립 그 후 취간정으로 개칭하였다.

현재 정은 없어지고 숲만 번창하여 취간림으로 부르고 있다.


▲ 취간림 입구

▲ 고목과 정자가 조화를 이룬다.

▲ 조씨 고택으로 향하는 길목에 고운 매화가 만개했다.


<조씨고가>

조선 개국공신 조준(1346~1405)의 직계손인 조재희가 낙향하여 지었다.

구전에 16년에 걸쳐 건축한 것이라 하며 ‘조부자집’으로 알려져 있다.

동학혁명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사랑채와 행랑채, 후원에 초당, 사당 등이 불타 없어지고 안채와 방지만이 남아 옛 영화의 아쉬움을 더하게 한다. 이 집은 박경리 소설<토지>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이 되었다.


▲ 조씨고택

▲ 조씨 고택을 지키는 주인 어르신이 반갑게 맞이하신다.

▲ 장독대

▲ 천리향이 활짝 개화했다.

▲ 뒤돌아 바라본 조씨고택

▲ 광대나물 꽃이 피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입석마을 집앞에 핀 동백

▲ 입석마을을 지나며 나무를 하러 가시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이제 이런 모습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 고개에서 바라본 입석마을

▲ 지리산 주변은 그야말로 매화꽃으로 넘실댄다.

▲ 최참판댁에 들어서서 둘러보는데 현실감있게 지어져 셋트장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 오죽

▲ 초당

▲ 뒷마당에 목력이 활짝 피었다.

▲ 별채

▲ 여물통으로 보이는데 독특한 모양이다.

▲ 내년을 농사를 위해 처마 아래에 걸려있는 옥수수

▲ 멍석, 소쿠리, 되박, 채반등 어릴적 보던 기구들이 전시돼 있다.

▲ 못보던 물건들도 있다.

▲ 나무절구통이 인상적이다.

▲ 키가 있다. 그것도 볏짚으로 만든... 요즘은 있다 하더라도 대나무나 다른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것인데 정말 오랫만에 보는 물건이다.

▲ 한켠에 진달래가 개화했다.


다음 카페 '트렉매니아'에서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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