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고창 문수사와 장성 편백나무 숲

트렉매니아 2015. 11. 9. 14:35

 날짜: 2015.11.7

걸어온 길: 신기마을 입구(버스정류장)~문수사(왕복)~신기마을입구~들독재~금곡영화마을~우물터~임도~금곡안내소~임도~임종국선생 기념비~추암마을(약 12.5km, 4:30분)

 

<문수사 단풍나무 숲>

선운사의 말사로 백제 의자왕 4년(644) 자장에 의해 창건됐다. 선운사처럼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찰은 아니지만,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된 진입로의 자생 단풍나무 500여 그루가 가을이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수사 창건설화에 자장율사가 등장한 것은 아마 이 땅에 문수신앙을 처음 보급한 인물이기 때문일 것. 그는 636년(선덕왕 5년) 법을 구하러 중국 당나라로 갔다가 오대산(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깨달았다. 이윽고 귀국해 고창 지역을 지나던 중 중국의 오대산과 흡사한 산세를 이룬 산을 보고 이곳의 석굴에서 지성으로 기도를 드렸다. 바로 지금의 문수사가 자리한 산.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만 하다. 과연, 7일만에 문수보살이 땅 속에서 솟아나는 꿈을 꾸어 땅을 파보니 문수보살상이 나왔다 한다. 그래서 이 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문수사라 했다는 기록이다.

추사 김정희의 서체라 여겨지는 ‘문수전(文殊殿)’편액과 ‘응향각(凝香閣)’편액이 걸려 있는 점도 이 사찰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 중 하나이다.

 

▲ 신기마을에서 문수사로 오르는 이 길은 단풍철에 유독 붐비는 코스이다. 오늘은 비가 하루 종일 온다는 소식에 차량이 적은 편이어서 복잡하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 일주문을 지나면 단풍나무가 이어진다. 모두 자생 애기단풍으로 유독 색이 붉고 예쁘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전국적인 가뭄 탓이리라... 남쪽지역은 그나마 영향을 덜 받았다고 하지만 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 자생 단풍나무 숲

▲ 문수사 입구

▲ 불이문 전에 있는 단풍나무

▲ 이곳 단풍나무는 오래되기도 했거니와 상당히 붉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나무이다.

▲ '불이문'

▲ 불이문을 지나면 만나는 동백나무

이 동백나무는 11월에도 핀다. 운 좋게 올해 11월이 포근한 탓인지 동백이 곱게 피었다.

▲ 대웅전

익공계 맞배지붕임에도 옆면에 포작을 짓고 할주를 받친 독특한 형식의 대웅전과 문수전을 비롯하여, 부도밭에 있는 여러 기의 부도 중 특이한 태극무늬가 새겨진 부도 등이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부도밭은 출입이 통제된다.

▲ 대웅전과 일주문 사이의 길은 언제 걸어도 운치가 느껴진다.

▲ 신기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장성 금곡영화마을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도 느낌이 좋다.

물론 여름에는 그늘이 없어 뜨거움을 감수해야 한다.

▲ 들독재

전라남.북도 경계이다.

▲ 영화마을로 향하는 길가에 차나무가 심어져있다.

▲ 영화마을 입구에는 우물이 있다. 이곳 주민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우물이며 이 우물에서 우측임도로 향하면 편백나무숲으로 접어든다.

 

<편백나무 숲>

장성군 북일면 금곡마을과 서상면 모암마을에 걸쳐 있는 축령산 숲의 아름다움은 이미 여러 차례 공인을 받았다. 산림청이 ‘22세기 후손에게 물려줄 숲’으로 지정했고, 200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헐벗게 된 산을 지금의 모습으로 바꿔 놓은 이가 바로 임씨. 그는 반 세기 전인 1950년대 중반부터 조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57년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약 20년간 축령산에 나무를 심고 가꿨다. 양잠 등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그는 축령산을 매입하고 나무를 사들이는 데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 임씨는 집과 논밭을 판 것도 모자라 빚까지 져가며 조림을 계속했다. 그는 76년까지 596ha(약 1970만평)에 253만 그루의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었다.

1968∼69년, 2년여에 걸쳐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는 온 가족이 물지게를 지고 가파른 산을 오르내렸다. 숲을 일구기 위해 빚까지 졌던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축령산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벌채로 상처를 입기도 했으나, 2002년 산림청이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숲을 매입하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임씨를 ‘숲의 명예 전당’에 모셨고, 축령산 중턱에는 ‘춘원 임종국 조림 공적비’도 세워졌다. 임씨는 죽어서도 나무 곁을 지키고 있다. 그는 축령산 중턱 편백나무 숲 한가운데 느티나무 밑에 수목장 됐다.

 

▲ 편백나무숲 옛길의 모습

▲ 우물터 앞의 단풍나무

▲ 오른쪽 우물이 임종국선생이 사용하던 우물이다.

▲ 임종국선생 기념비

▲ 기념비를 바라보고 우측길은 시멘트 길이고 좌측길이 흙길을 통해 추암리로 내려오는 길이다.

좌측길을 이용해서 추암리로 내려선다.

▲ 간간히 돌이 있지만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는 길이다.


다음 카페 '트렉매니아'에서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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