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5/8/22
지나온 길: 성상재~노고단~돼지령~삼도봉~화개재~뱀사골탐방소
<뱀사골> 전북 남원시 산내면
뱀사골하면 한국의 명수(名水)로 통한다.
지리산의 깊고 깊은 산록에서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빚어져 즐비한 징담을 거쳐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뱀사골의 청정계류는 가히 손색없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줄기라 부를 만하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아 뱀사골의 계곡미 또한 장관이다.
우리나라 계곡의 대명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 만큼 잘 알려져 찾는 이도 많지만 그 품이 너무도 넓고 깊어 쉽게 오염되지 않는다.
토끼봉과 삼도봉 사이의 화개재에서 남원시 산내면 반선리 집단시설지구까지 12km, 장장 39여리의 물줄기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소(沼)와 징담이 뱀사골의 가장 큰 자랑이다.
대표적인 것만 하더라도 오룡대, 뱀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가 그림같이 전개돼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뱀사골은 ‘이무기가 죽은 골짜기’라는 뜻이다. 1300여 년 전 송림사에서는 해마다 칠월칠석이면 법력이 높은 승려를 뽑아 불공을 드리면 신선이 된다는 행사가 있었다. 매년 이어지는 이 행사를 이상하게 여긴 어느 고승이 그 해에 뽑힌 승려의 옷자락에 독을 묻혀 보냈는데 다음날 확인을 해 해보니 이무기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결국 송림사는 매해 법력이 높은 승려 한 명씩을 이무기의 제물로 바쳐 온 것이다. 이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고 억울하게 죽은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반의 신선’의 준말로 마을을 ‘반선(半仙)’이라 부르게 되었다. 전설의 송림사가 있던 곳이 뱀사골탐방안내소이고, 반선은 어느 때부턴가 반선(伴仙)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뱀사골이란 이름의 유래는 현재의 석실(石室) 건너편에 배암사란 사찰이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배암사골이 변해진 이름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배암사 역시 정유재란 때 불타버리고 없는데, 골짜기 이름은 뱀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새벽 4:20분에 성삼재를 출발해 노고단 산장을 경유해 노고단 고개에 오르니 여명이 서서히 밝아온다.
반야봉 우측뒤로 천왕봉이 보이며 이쪽으로 해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구름이 잔뜩 끼어있기에 오늘 일출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5:50분 지리산 주릉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 반야봉과 천왕봉(반야봉 뒤쪽 오른쪽)
▲ 붉으스름한 기운이 올라오지만 일출은 힘들 것으로 판단.
▲ 노고단을 지나며 우측으로 왕시루봉이 보인다. 왕시루봉을 따라 내려가면 왕시루봉 부근 외국인 별장들이 있다.
더 내려가면 지리산 둘레길에서 반나는 오미리(곡전재,운조루)에 내려설 수 있다.
▲ 돼지평전
아주 오래전 1994년 그 무더운 여름 지리산 종주를 하며 이곳에 많은 야생화를 보고 반했던 기억이있다.
▲ 뒤쪽 멀~리 백운산이 보인다.
▲ 전라남.북, 경산남도를 가르는 삼도봉
▲ 삼도봉에서 바라본 토끼봉과 그 뒤로 천왕봉이 보인다.
▲ 화개재에서 바라본 백운산 방향
▲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없던 건물이 생겼다. 건물 뒤쪽으로 내려가면 반선마을 즉, 뱀사골 계곡이다.
언제였나~ 아마도 1996년으로 기억한다.
그해 12월31일 무작정 지리산으로 향했고 혼자 지리산 겨울종주를 가슴에 품고 걸었다.
그날 유평리에서 혼자 온 청년을 만나 같이 걸었고 도중 형제봉에서 왠 아가씨를 만나 이곳 뱀사골 산장으로 내려가 하루를 묵었다.
산장까지 눈이 엄청쌓였고 급경사를 내려가 산장지기와 그 브라더들과 새벽4시까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지금은 산장은 사라지고 산장이 있던 자리에 조그만 탐방지원센타가 들어서 있지만 이제 그 방향으로 눈길조차 가지 않는다.
▲ 뱀사골 탐방지원센타를 지나며 계곡은 계곡다운 면모를 보인다.
산장이 있을 당시 이곳은 야영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산장주변 물은 깨끗하지 못했다.
▲ 계곡으로 하산하는 도중 처음 만나는 화개교
이런 철다리를 많이 건너야 반선마을에 도착한다.
▲ 간강소까지 이런 돌길이라 발바닥이 피곤하다.
▲ 길이 조금 좋아지면 간강소에 거의 왔다는 얘기다.
▲ 간강소
화개재를 넘나들던 상인들이 소금을 짊어지고 넘어오다 소에 빠져 간장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이 소의 물을 마시면 간장까지 시원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 그야말로 명수가 여기다.
▲ 푸른 빛을 내는 계곡물
▲ 이런 물줄기가 거의 9km이상 계속된다.
▲ 길가 항상 물이 흐르는 바위에 얹혀사는 이끼
▲ 이제 거의 내려왔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탁용소가 나오며 이후 요룡대를 지나 2km 더 내려가면 뱀사골탐방 지원센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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