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대관령 옛길(강릉바우길 2구간)

트렉매니아 2015. 8. 31. 08:22

날짜: 2015.8.29

걸어온 길: 구 대관령 상행휴게소~양떼목장옆길~국사성황당~반정~주막터~하제민원터~대관령박물관(11km, 4:30분)

 

바우길??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말한다.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듯 바우길 역시 강원도의 산천답게 자연적이며 인간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라고 한다.

바우(Bau)는 또 바빌로니아 신화에 손으로 한번 어루만지는 것만으로도 죽을병을 낫게하는 아주 친절하고도 위대한 건강의 여신이기도 하다는데 바우길을 걷는 사람 모두 바우 여신의 축복처럼 저절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길 위에 담았다고 한다.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걷는 총연장 약 350Km로 강릉 바우길 14개구간, 대관령 바우길 2개구간, 울트라 바우길, 계곡 바우길로 이루어졌다 한다.

오늘은 바우길 구간중 대관령옛길(바우길 2구간)을 걸어본다.

 

대관령옛길

대관령(大關嶺)이라 처음 부른 것은 16세기경인데, 12세기 고려 시인 김극기는 '대관(大關)'이라 불렀다. 이처럼 큰 고개를 뜻하는 '대(大)자를 붙이고 험한 요새 관문이라는 뜻을 담았다. '크다'의미를 사용한 것은 고개의 상징성이며, 관(關)이라 함은 중요한 경계적 요새(要塞)로서 영의 동서를 가르는 출입구를 말한 것이다.

대관령 옛길은 고개 중간에 위치한 반정(半程)에서 내려가는 길과 대관령박물관이나 부동(釜洞, 가마골)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강릉단오제의 첫 제례는 대관령 옛길에 위치한 산신각과 국사성황당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지나면서 『관동별곡(關東別曲)』을 쓰고, 강릉이 고향이었던 신사임당(申師任堂)이 어린 율곡(栗谷)을 데리고 함께 넘던 길이기도 하다. 또한 영동지방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을 가기위해 넘기도 하고, 영동지방의 물산을 보부상들이 지고 오르기도 하였던 고갯길이다.

반정은 ‘길의 절반’ 되는 위치라는 뜻이다. 강릉과 횡계 사람들은 ‘반쟁이’라고 부른다. 도중에는 원울이재[員泣峴, 원울현]가 있는데, 이곳은 신임 강릉부사가 부임할 때 고갯길이 험해서 울고, 임기가 끝나서 다시 고개를 넘어갈 때는 강릉의 인정에 감복해서 울었다는 데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 대관령 상행 휴게소를 지나 양떼목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이 길은 선자령 풍차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 며칠 전 태풍 고니가 지나간 흔적을 남기듯 계곡에 물이 많다.

▲ 막바지 여름이지만 이곳은 해발고도가 800m가 넘어 큰 더위는 느낄 수 없이 걸을 수 있었다.

▲ 양떼목장으로 오르는 짧은 오르막

▲ 대관령 양떼목장이 펼쳐진다.

▲ 철망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 잠시 내려서면 제궁골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직진(선자령)하면 국사성황당 갈림길이 나온다.

▲ 국사성황당 갈림길

이곳에서 국사성황당 방향으로 걷는다.

< 국사 성황사 >

대관령 성황신은 범일국사(810-889)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역대 고승 중 성황신으로 모셔지는 유일한 경우일 것이다. 강릉 단오제의 주신도 바로 범일국사다.

범일국사와 강릉 지역의 인연은 깊다. 대간 오른쪽인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굴산사지가 있는데,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문의 개산사찰인 굴산사의 창건주가 바로 범일국사다. 범일국사의 탄생설화를 보면, 어머니가 샘물에 뜬 해를 마시고 잉태했다고 한다. 마땅히 동햇가 사람들에게 신으로 받들어질 탄생의 드라마라 하겠다.

이 단오제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이다.

산신각은 성황사에서 동쪽으로 50m쯤 떨어진 곳에 있다. 김유신을 이곳 산신으로 모시고 있다.

음력 5월 5일 단오날 아침 김유신을 모신 화부산사에서는 김해 김씨 강릉종친회에서 '헌다례'를 올린다.

김유신 장군은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이곳에 와서 말갈족으로부터 강릉을 지켰기 때문에 김해 김씨는 그를 기리기 위해 화부산사를 짓고 모시고 있음.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57호.

▲ 국사성황당을 지나 선자령 능선길로 올라 능선에서 바로 내려서면 반정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왼쪽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면 선자령으로 가는 길이다.

▲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잠시 걸었는데 벌써 반정에 도착했다. 반정이라는 이름은 대관령 옛길의 중간에 해당되는 지점이라서 얻은 이름이란다.

▲ 대관령 옛길을 알리는 표지석

이곳은 나무데크 전망대가 있어 강릉시내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 대관령 옛길은 99구비라는 말이있다.

이 얘기는 율곡 이이와 연관이 있는데 율곡 이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겨 대관령 옛길을 지났다고 하는데 한 굽이 넘을 때마다 곶감을 한 개씩 먹었는데 대관령을 다 넘고 보니 딱 한 개가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관령을 아흔아홉 굽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 단원 김홍도의 대관령

기관이병화 유혜불망비

이병화는 조선 후기의 인정 많은 향리, 대관령의 험난한 고개를 넘으며 겨울에 얼어 죽는 이들을 안타깝게 여겨 벼 500석쯤되는 돈(100냥)으로 오두막을 짓고 여행자를 위한 주막을 운영했다고 한다.

대관령 옛길은 아주 좁은 오솔길이었는데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지금처럼 길을 넓혔다 한다.

▲ 태풍의 영향으로 계곡물이 넘쳐난다.

▲ 주막터에 도착했다.

▲ 주막터를 재현한 모습

▲ 엽기적인 물레방아

▲ 하제민원터

하제민원을 골짜기에 위치해 있던 마을로서 고개를 넘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했던 곳이라고 한다. 험한 길을 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던 곳이리라.

▲ 원우리재 길을 포기하고 계곡길로 접어들었다.

원님이 부임할 때 두 번 운다는 원우리재

부임할 때(서러워서), 그리고 떠날 때(아쉬워서) 운다고 한다.

▲ 계곡물이 아주 맑고 깨끗하다.

▲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왼쪽으로 올라서면 대관령 박물관이다.


다음 카페 '트렉매니아'에서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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