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오대천을 따라 걷는 선재길

트렉매니아 2017. 6. 7. 09:39

< 오대산 옛길(선재길) >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가 오대산 비로봉 아래 적멸보궁을 창건하고 세운 절인 ‘월정사’와 신라 성덕왕 4년(705년) 보천, 효명 두 왕자가 세웠으며, 조선 태조와 세조가 원찰로 삼았던 ‘상원사’ 이 두 사찰을 있는 옛길이 천년의 숲길로 부활했다.

전에는 월정사 일주문에서 월정사까지 이어지는 lkm구간의 전나무숲길을 천년의 숲길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몇 해 전 계곡을 따라 상원사로 이어지는 옛길이 열리면서 8.6km에 이르는 옛 천년의 숲길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길 대부분이 숲 속을 지나는 오솔길로 이뤄져 있는데, 천년의 숲길은 복원 과정에서 인공미를 철저하게 배제 했다. 때문에 지형적인 영향으로 길을 만들 수 없는 한 구간을 제외하고는 옛길 복원에서 사용하는 그 흔한 나무데크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오래된 옛길은 오대산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뒤 부처의 향기를 쫓아 오르던 길이 었는데, 일제 시대에는 벌목한 나무를 나르는 협궤 레일이 지나던 길이었다.

그 뒤로 1960년대 말까지 오대산 자락에 살던 화전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이어주던 길로 명맥을 이어왔다고 한다. 오대산국립공원은 옛길을 복원하면서 그 속에 함께했던 역사와 문화, 생태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하고 과거 화전민이 살았던 터를 복원했다. 또한 탐방객의 편의를 위한 쉼터를 만들어 여유롭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계곡을 타고 이어지는 길을 건너기 위해 징검다리와 돌다리, 흙과 나무를 이용해 만든 섶다리를 설치해 옛 모습 재현에 힘썼다.


선재길

‘선재’라는 말도 불교용어이다. 동자인 선재는 지혜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표상으로 <화엄경>의 중심인물이다. 월정사를 창건한 자장은 선재동자의 구도행각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뒤뜰에 53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53은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만난 선지자의 숫자이다.


< 적멸보궁(寂滅寶宮) >

상원사는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에 포함된 사찰이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오대산 상원사(중대사자암),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영축산 통도사이다. 적멸보궁은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재위시절 당나라 유학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함께 가져와 모시는 곳으로 된 것이다. 진신사리가 부처님의 분신이기때문에 적멸보궁에는 별도의 불상이 없다. 적멸보궁은 글자 그대로 부처님이 열반에 들어 항상 머물러있는 보배로운 궁전이다. 그리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적멸보궁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어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적멸보궁 안에서 방석이 놓여진 뒤쪽에 창이 있는 경우 그 창을 통해 사리탑이나 계단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초기에는 사리를 모신 계단을 향해 마당에서 참배했으나 근대부터 참배하는 불자들의 편의를 위해 전각을 짓게 된 것다.



< 오대산 상원사 >

오대산 상원사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범종인 국보 36호인 상원사 동종과 국보221호의 문수동자좌상이 남아 있다.이 동종은 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 신종보다 45년이나 앞선 725년에 주조되었다. 신라의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상원사 근처에서 수도하다가 훗날 효명태자가 성덕왕이 되어 705년에 창건했다.

월정사에서 약 9km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적멸보궁을 참배하러 가는 탐방객들의 경유지로 월정사의 말사이지만 깊은 산사의 숙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선원으로 명성이 높다. 상원사의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묻혀 있어 우리나라 불교계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세조는 상원사를 원찰로 삼았는데 세조와 문수보살에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세조가 상원사에서 기도하던 어느 날, 오대천의 맑은 물이 너무 좋아서 혼자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지나가던 한 동승에게 등을 밀어줄 것 을 부탁하였다. 목욕을 마친 세조는 동승에게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지 말라" 고하니 동승은 미소를 지으며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하지 마십시요." 하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세조가 놀라 주위를 살피니 동승은 간 곳 없고 어느새 자기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았다. 이렇듯 문수보살의 가피로 불치병을 치료한 세조는 크게 감격하여 화공을 불러 그 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목각상을 조각하게 하니 이 목각상이 바로 상원사의 문수 동자상이며, 목욕을 할때 관대를 걸어두었던 그곳이 지금의 관대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하고 있는 동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한국종의 형식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뛰어난 주조기술과 조각수법을 보여주는 우수한 종이다.

원래 어느 절에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경상북도 안동의 〈영가지 永嘉誌〉에 의하면 조선 초기에 안동 누문에 걸려 있던 것을 1469년 국명에 의해 상원사로 옮겼다고 한다.



















< 오대산 월정사 >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는 오대산의 중심 사찰로서 신라 때부터 지금까지 1400여 년 동안, 개산조 자장율사에서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스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름난 선지식들이 머물던 곳이려니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전나무 숲의 그 곧음과 푸름으로 한국 불교의 중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월정사를 창건한 이는 신라 자장율사이다. 그는 당나라에서 공부하다 만난 문수보살로부터 가사 한 벌과 부처의 밥그릇(바리때), 정골 사리를 받고 귀국했다. 그는 부처의 정골사리를 중대 적멸보궁에 모셨다. 중대(사자암)엔 문수보살, 동대(관음암)엔 관세음보살, 서대(염불암)엔 아미타불 남대(지장암)엔 지장보살, 북대(북대사)엔 석가모니불이 계신다는 것인데, 이 사상이 오대산(五臺山)이란 산명(山名)으로 나타난 것이다.

6·25전쟁 때 국보급 보물이 모두 불타버리고 범종도 녹아 사라졌는데, 다행 스럽게도 돌로 만든 것들만 무사했다. 바로 팔각9층석탑(국보제48호)과 석조보살좌상(보물제139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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