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

장봉도 갯티길

트렉매니아 2019. 9. 17. 10:33

장봉도

인천광역시 중구 중심부에서 서북쪽으로 약 22.6㎞ 떨어져 있는 장봉도.

장봉도 주위에는 신도.시도.모도 3형제 섬이 있으며 장봉도를 가기 위해서는 신도를 거쳐서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3형제 섬과 장봉도는 같은 선착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장봉도 이름의 유래는 섬 내에 봉우리가 많다 하여 장봉도라 했으며, 고려말 몽골의 군사를 피하기 위해 강화도 주민이 이주해오기 시작하면서 거주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섬은 전체적으로 북서-남동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최고봉인 섬 중앙의 150m 구릉지를 중심으로 100m 내외의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들로 이루어져 있고 해안의 돌출부에는 해식애가 발달해 있어 섬 트레킹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장봉도 갯티길

장봉도 갯티길은 총 7코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코스(신선놀이길), 2코스(하늘나들길), 3코스(구비너머길), 4코스(장봉해안길), 5코스(이달인어길), 6코스(한들해안길), 7코스(장봉보물길)로 구성되며 장봉도 선착장 옆에 있는 여행자 센터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장봉도를 가려면 영종도에 있는 삼목항에서 정기 여객선을 이용해야 합니다.

요금은 성인 기준 3,000원이고 세종해운에서 운항하는 배는 매시 10분에 출발하며 한림해운에서 운항하는 배는 2시간 간격으로 운항을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가보고싶은 섬'에서 검색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 장봉도를 방문했습니다.

미리 알기는 했으나 이날은 고향 방문을 하는 귀성객을 위해 뱃삯이 무료입니다. 덕분에 왕복요금 6,000원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명절이라 여객선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시간도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더디게 출항을 하기도 합니다. 섬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겪는 현상이라 그러려니 합니다.


오늘 걷게 될 코스는 장봉항을 출발해 능선을 걸어 가막머리 전망대를 경유해 건어장까지 이어지는 장봉도 주능선 코스를(13.1km) 잡았습니다. 이 코스는 갯티길 1,2,4 코스에 해당합니다. 시간은 약 5:30분 정도 걸립니다.


장봉도 갯티길


삼목항과 신도와 장봉도를 오가는 여객선


승선을 하고 출항 시간 8:10분이 되어도 배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후 15분이 지나서 출항을 합니다.

오늘 하루는 장봉도에서 시간을 보낼 거라 급할 게 없습니다.

신도.시도.모도 3형제 섬도 그렇지만 이곳 장봉도 또한 수시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설렘이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수시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


신도를 경유해 약 40분 만에 장봉항에 접안을 합니다.


40분 만에 장봉도에 도착


장봉항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장봉도 농어촌 버스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버스를 타고 중간 또는 건조장까지 가서 반대로 트레킹을 합니다.

명절이라 그런지 트레킹보다 관광객이 더 많습니다. 장봉도는 걷기를 하는 사람보다 캠핑이나 백패킹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 보입니다.


대기 중인 버스


배에서 내려 트레킹 코스로 가다 보면 자그마한 암초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멀곳'이라고 하는데 옹암포구의 작은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곳까지 인도교가 연결되어 걸어갈 수 있습니다.


멀곳


초입에 들어서자 얼마 전에 지나간 태풍 '링링'의 흔적이 보입니다.

서울 근교의 산보다 이곳의 피해가 조금 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인 것은 쓰러진 나무 옆으로 누군가 길을 내어 편하게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태풍 '링링'으로 쓰러진 나무


장봉도 트레킹을 하면서 느낀 점은 중간에 쉴 수 있는 정자나 의자가 군데군데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조망터에 있는 정자


조망터에서 바라보면 섬 전체가 잘 조망되며 가야 할 곳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이후 예보대로 비가 내리며 시원하게 바라보는 맛이 좋은 섬 트레킹은 앞만 보고 걷게 되었습니다.


정자에서 바라본 장봉도 능선길


혜림원 갈림길에서 마을로 내려와 혼자 걷는 트레커를 만났습니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마을길


마을 길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어 약 10분 정도 오르면 구름다리 앞에 정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간식을 먹고 쉬어갑니다.


구름다리 앞 전망대


능선을 따라 올라 내려서면 '말문고개'에 도착합니다. 이곳에도 구름다리가 있으며 이곳에서 국사봉까지 약 5분 정도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말문고개 구름다리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국사봉 정상이며 이곳부터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슬비라 걷는데 지장이 없지만 사진을 찍는데 필터에 김이 서려 문제가 있습니다.


국사봉 정상


국사봉에서 내려와 건말마을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합니다.


진촌해변 갈림길


진촌해변 갈림길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보슬비로 바뀝니다. 우산을 꺼내 쓰고 길을 나섭니다.

진촌해변 고갯마루 정자에 도착하니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합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 했다고 간식도 먹으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립니다. 기상청 구름사진을 보니 다행히 30분 내에 비가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진촌해변 고갯마루에 있는 정자


비가 완전히 소강상태는 아니지만 너무 오래 쉬면 추울 것 같아 길을 나섰습니다. 길은 그다지 미끄럽지 않았고 다행히 오르막이라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잠시 오르막을 올라 내려서면 길은 3코스 구비너머길과 합류됩니다.


3코스 구비너머길


이후 산길을 이용하면 2코스가 되고 계속 임도를 이용하면 3코스가 됩니다.


해안둘레길과 이어지는 길이 2곳이 나온다.

봉수대에 도착하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섬 트레킹의 묘미는 주변의 섬과 해안선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인데 비가 내려 해무가 끼면 섬 트레킹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능선에 서니 '동만도','서만도'가 보이고 주변에 풀등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능선에서 바라본 '동만도','서만도'

안개가 걷히며 주변 섬들과 풀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풀등은 모래가 쌓인 것을 말하는데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커 풀등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풀등과 아염


이제야 섬 트레킹의 맛이 느껴집니다.


건어장 해변과 '와도', '사염'


봉수대 이후 가막머리 전망대까지는 길이 아주 유순하며 걷기 좋은 능선입니다. 그동안 걸었던 길에 비하면 이곳은 산책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주변 섬을 조망할 수 있는 매력이 더해집니다.


가막머리 전망대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해 남은 간식을 먹고 잠시 쉬어갑니다.


가막머리 전망대


전망대 아래쪽에 해식동굴이 있어 잠시 내려가 보고 올라왔습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피할 수 있는 곳입니다. 20명 정도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해식동굴

가막머리부터 윤옥골해변까지 해식애가 잘 발달해 기암의 바위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만 돌이 거칠고 해안 길이 매끄럽지 못해 해안선을 따라서 걷는 것은 초보자에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해안선

다시 올라와 갯티길을 따라 걷습니다. 이 길도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패인 곳이 보입니다. 그러나 걷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해안선

3코스에는 해안을 바라볼 수 있는 2곳의 전망대가 있습니다. 해안길은 능선길과 달리 그늘이 적어 여름에는 힘든 걷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섬 트레킹은 뜨거운 여름은 피해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망대


파란 하늘을 기대하고 왔지만 비가 왔음에도 해무가 없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리아스식 해안

조금 특별한 재미를 원한다면 해안으로 내려서서 둘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동행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길은 해안가로 내려서 윤옥골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은 자갈이 작아 걷는데 불편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장봉도 퇴적암층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길은 해안가로 내려서 윤옥골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은 자갈이 작아 걷는데 불편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윤옥골로 이어지는 해안선

윤옥골은 오트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이곳까지 승용차를 가지고 들어올 수 있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있는 곳입니다.


태풍의 뒷모습

윤옥골에서 건조장까지 상당히 운치 있는 길이 이어집니다. 다만 2~3번의 짧은 오르막이 있습니다.

이쯤 걸었으면 12km정도 걸었기에 짧은 오르막도 힘이 들어갑니다.


멋진 송림숲이 이어지고

숲에서 나오니 건어장 해변이 보입니다.

이곳은 버스 종점이라 매시 25분에 대기 중인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이며 화장실과 조그만 가게가 있습니다.


건어장 해변

건어장 해변으로 내려서니 서쪽은 파란 하늘을 보여줍니다. 오늘 기대했던 섬 풍광인데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시원한 모습이 보입니다.


'서만도', '동만도'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낚시나 조개를 줍는 모습이 보입니다.


건어장 해변


건어장 해변


조금만 더 일찍 하늘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큰 비를 맞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건어장 해변

버스를 타고 장봉항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4시 배를 기다리는데 역시 갈 때도 15분 정도 더 기다려 배를 탔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으나 나갈 때 신도를 거치지 않고 삼목항으로 연결됩니다.


장봉항

기다리는 배

정확히 새우과자만 낚아채는 갈매기


약 40분 만에 삼목항에 도착했습니다.

삼목항

산행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장봉항~가막머리~건어장까지(13.1km 5:30분) 추천합니다.

초.중급자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는 코스라 체력에 맞게 거리를 적당히 줄여서 걸으면 좋은 섬 여행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