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첫 겨울트레킹 선자령

트렉매니아 2017. 12. 11. 08:57

선자령<1157m>

날짜: 2017/12/09

걸어온 길: 구)대관령휴게소(상)~국사성황당~능선~새봉~선자령~임도~임도삼거리~숲길~국사성황당 길림길~양떼목장길~구)대관령휴게소(12Km, 4:30)

날씨: 맑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157m이다.

대관령(832m)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산 이름에 '산'이나 '봉'이 아닌 '재 령(嶺)'자를 쓴 유래는 알 수 없는데, 옛날 기록에 보면 《산경표》에는 대관산, 《동국여지지도》와 1900년대에 편찬된 《사탑고적고(寺塔古蹟攷)》에는 보현산이라고 써 있다. 산자락에 있는 보현사(普賢寺)의 기록을 전하는 《태고사법》에는 만월산으로 적혀 있는데,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과 같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릉시내와 동해까지 내려다 보인다. 주능선 서쪽으로는 억새풀, 동쪽으로는 수목이 울창하며 산행 중 한쪽으로는 강릉과 동해바다가 보이고 한쪽으로는 삼양 대관령 목장의 경관이 바라보여 이색적이다.


산의 해발고도는 높지만 산행 기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자리잡고 있고 선자령까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등산로가 평탄하고 밋밋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그 때문에 전 구간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이 산은 겨울 산행에 어울리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능선의 눈꽃이 아름답고 동쪽 능선으로 하산할 때는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적당한 경사를 이뤄 마대자루를 깔고 엉덩이 썰매를 신나게 탈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겨울 산행지로 이곳을 찾는다. 3월부터 5월 15일까지, 그리고 가을철 일부 기간에는 산불 예방을 위하여 입산이 통제된다.

새봉을 지나 목초지를 만날 때까지는 서서히 키를 높이는 숲길이다. 선자령을 앞두고 삼양축산의 목초지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하늘과 맞닿은 초원을 느낄 수 있다. 동쪽(강릉)은 숲이 우거진 가파른 기슭이지만 서쪽(평창)은 황소의 잔등 같은 구릉이 끝없이 펼쳐진다. 강원도에서는 하늘이 내려주는 비만 바라보며 화전을 일구던 이곳을 1980년대 초반부터 목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풍광이 조선 숙종 연간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의 팔도총론에 그때의 상황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 놓고 있다.

'내 나이 열넷이던 계미년에 아버지께서 강릉의 원이 되어 가셔서 나도 가마를 따라갔다. 은교역에서 강릉부 서쪽 대관령에 이르도록 평평한 곳이거나 고갯길이거나 가릴 것 없이 깊고 빽빽한 숲이었다. 무릇 나흘 동안 걸으면서 쳐다보아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산과 들이 모두 개간되어서 농사터가 되고, 마을이 잇닿아서 산에는 한 치 굵기의 나무도 없다. 이로 미루어 보면 딴 고을도 이와 같을 텐데, 착한 임금 밑에서는 인구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을 알겠으나 산천은 손해가 많다.

예전에 인삼이 나는 곳은 모두 고개의 서쪽 깊은 두메였는데 산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느라 불을 질러서 인삼이 점차로 줄어들었고, 장마 때면 산이 무너져서 한강에 흘러드니 한강이 차츰 얕아진다.‘

이때가 18세기 초반이니 300년 가까이 화전을 일구던 땅이 현재 목초지로 바뀐 셈이다.

대관령 초원능선은 등산인이 아니더라도 머리에 떠올리기만 하면 낭만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능선이다. 대관령(832m)에서 소황병산(1,328m)에 이르기까지 백두대간을 이룬 산릉을 따라 광대하면서도 푸르른 초원이 곳곳에 펼쳐지는 한편, 한쪽은 구릉지대처럼 부드러운 산세와 고봉준령의 웅장한 산세를 겸하고 있고, 또 다른 한쪽으로 산릉 너머 푸른 동해바다가 끝없이 펼쳐진다.

이러한 풍광 덕분에 특히 대관령목장 일원은 드라마 ‘가을동화’에서부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으로 이용되어왔고, 인상적인 촬영장소는 명소로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 멀리 선자령 정상석이 보인다.

▲ 구)대관령휴게소 상행선

▲ 지난 25일 눈이 내린 후 눈소식이 없어서 조금은 을씨년스럽다. 국사성황사 방향으로 이동한다.

▲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오르는 길과 저 끝에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오를때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게 조금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 국사성황사 입구


< 국사 성황사 >

대관령 성황신은 범일국사(810-889)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역대 고승 중 성황신으로 모셔지는 유일한 경우일 것이다. 강릉 단오제의 주신도 바로 범일국사다.

범일국사와 강릉 지역의 인연은 깊다. 대간 오른쪽인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굴산사지가 있는데,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문의 개산사찰인 굴산사의 창건주가 바로 범일국사다. 범일국사의 탄생설화를 보면, 어머니가 샘물에 뜬 해를 마시고 잉태했다고 한다. 마땅히 동햇가 사람들에게 신으로 받들어질 탄생의 드라마라 하겠다.

이 단오제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이다.

산신각은 성황사에서 동쪽으로 50m쯤 떨어진 곳에 있다. 김유신을 이곳 산신으로 모시고 있다.

음력 5월 5일 단오날 아침 김유신을 모신 화부산사에서는 김해 김씨 강릉종친회에서 '헌다례'를 올린다.

김유신 장군은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이곳에 와서 말갈족으로부터 강릉을 지켰기 때문에 김해 김씨는 그를 기리기 위해 화부산사를 짓고 모시고 있으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57호이다.

▲ 법일국사를 모신다.

▲ 산신각

▲ 성황사 입구에서 우측 능선방향으로 오르면 이정표가 보인다.

▲ 그늘은 아직도 눈이 녹지않아 겨울 느낌을 받으며 걸을 수 있다. 간간히 빙판길이니 조심해 걸어야 한다.

▲ 새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릉시내와 동해바다

▲ 새봉 전망대에서 약 20분정도 진행하면 드넓게 펼쳐진 능선에 풍력발전기가 돌고있다.

▲ 날씨는 좋았지만 그래도 선자령 능선이라 그런지 초속 8-10m정도로 불어 모자를 쓰지 않으면 머리가 시릴정도이다.


▲ 멀리 용평스키장인 발왕산이 보인다.


▲ 앞에 선자령 정상이 보인다.

▲ 드넓게 펼쳐진 선자령부근 목초지


▲ 선자령 정상석. 앞에 있던 조그만 정상석이 사라졌다.

▲ 정상석 뒤쪽으로 직진해서 내려오면 임도를 만나며 임도에서 좌측으로 턴을 하면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 삼양목장과 그 뒤로 곤신봉과 매봉, 소황병산이 보인다.


▲ 임도삼거리는 전과 다르게 조금 변화가 생겼다. 하늘목장으로 이어지는 이길은 이제 입장료를 받는다. 물론 선자령풍차길은 이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임도 사이 숲길로 접어들기에 입장료는 필요없다.



▲ 임도 삼거리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고 다시 숲길을 따라 걸었다.

▲ 풍해조림지 삼거리는 국사성황사와 대관령휴게소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대관령휴게소(양떼목장) 방향으로 진행한다.

▲ 양떼목장 소나무


몇 몇 산에 눈이 쌓여있지만 첫 겨울 산행지로 선자령을 선택했다. 내일은 이곳에 폭설이 예상된다.

아마도 다음주에는 많은 산악회에서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눈이 적기에 오히려 한적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카페 '트렉매니아'에서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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