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문수사
선운사의 말사로 백제 의자왕 4년(644) 자장에 의해 창건됐다. 선운사처럼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찰은 아니지만,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된 진입로의 자생 단풍나무 500여 그루가 가을이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수사 창건설화에 자장율사가 등장한 것은 아마 이 땅에 문수신앙을 처음 보급한 인물이기 때문일 것. 그는 636년(선덕왕 5년) 법을 구하러 중국 당나라로 갔다가 오대산(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깨달았다. 이윽고 귀국해 고창 지역을 지나던 중 중국의 오대산과 흡사한 산세를 이룬 산을 보고 이곳의 석굴에서 지성으로 기도를 드렸다. 바로 지금의 문수사가 자리한 산.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만 하다. 과연, 7일만에 문수보살이 땅 속에서 솟아나는 꿈을 꾸어 땅을 파보니 문수보살상이 나왔다 한다. 그래서 이 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문수사라 했다는 기록이다.
추사 김정희의 서체라 여겨지는 ‘문수전(文殊殿)’편액과 ‘응향각(凝香閣)’편액이 걸려 있는 점도 이 사찰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 중 하나이다.